
| [공감대화] 안된다고 말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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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소아과 의사가 말하는 육아대화의 기술 안된다고 말하라
아이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양육자의 끝없는 고민이다. 하지만 아이의 요구에 반응하는 방법에 따라 아이들의 자기조절능력이 길러지고, 규칙에 적응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춰진다. 이번 호에서는 아이를 규제할 때 수직적인 권위를 세우고, 그 권위 안에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아이에게는 울타리 같은 규칙이 필요하다. 울타리 안에 있는 양들은 서로 질서를 지키고 안심하며 평화롭게 지낸다. 하지만 울타리를 벗어나 넓은 초원에 풀어진 양들은 이리저리 질서 없이 뛰어다닌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어서 불안하다. 마찬가지로 규제와 통제 안에 있는 아이들은 도덕적, 정서적, 신체적 안락함을 느끼며 평안해 한다.
하지만 규제를 벗어나 자유와 방임 속에 놓인 아이들은 무절제 속에 불안해하며 방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일정한 한계를 설정해야 안정감이 생긴다. 한계를 설정하려면 울타리 같은 규칙들이 필요하다. 정해진 규칙을 어기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깨달으면서 아이들은 한층 성장한다.
필자의 딸들은 연년생이다. 그러다보니 머리띠, 신발, 예쁜 옷 등을 서로 갖겠다고 자주 다툰다. 공감대화로 서로의 다툼을 조정하고 한쪽이 양보하게 유도했지만 너무 자주 다투다보면 그것도 한계를 느낀다. 그래서 만든 규칙이 있다. ‘한 개의 물건을 두고 둘이 싸우면 그 물건은 엄마가 무조건 압수 한다’는 규칙이다.
어느 날은 머리띠를 두고 서로 싸우기에 머리띠를 압수했다. 언니는 금세 인정하고 그 머리띠에 대한 생각을 지웠지만 동생은 억울하기라도 한듯 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자 언니가 “엄마! 전 머리띠 안 할래요. 동생한테 주세요” 그러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를 싸우게 하는 물건을 압수한다는 규칙 앞에서 아이들은 서로 아웅다웅 싸우다가도 안정감을 되찾고 다시 평안해진다. 무질서하게 날뛰는 아이들을 규칙으로 절제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규칙은 아이들의 자기조절능력을 성장시킨다. 규칙을 통해 아이들의 절제능력을 길러내는 필수요건은 분명한 규칙을 일관성 있게 반복적으로 되풀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모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같은 규칙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아이들은 규칙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간다. 아이는 끊임없이 부모를 테스트해본다. 꾸준한 규칙을 백 번 이상 반복해야 아이들의 행동이 조금씩 수정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자기조절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7단계 대화법 중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부탁하라’와 ‘안된다고 말하라’이다. ‘부탁하라’는 아이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존중해준다. 아이가 부모의 부탁에 ‘아니오’라고 거절하더라도 그 뜻에 부모가 공감해준다. 이는 수평적인 관계이다. 반면 ‘안된다고 말하라’는 아이에게 부모의 뜻을 단호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아이를 규제하려면 부모의 권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직적인 관계이다.
학교에서 회장으로 뽑히려면 친구들과 수평적인 관계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한다. 그래야 회장이 되어서도 친구들을 잘 인도할 수 있는 수직적인 권위가 세워진다. 마찬가지로 부모는 ‘속마음을 드러내라’ ‘부탁하라’ ‘마음을 읽어 주라’로 아이와 친구처럼 수평적인 관계의 기본을 잘 다져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규제할 때 부모에게 잘 순종할 수 있는 수직적인 권위가 탄탄하게 세워진다. 수평적인 관계에서 세워준 아이의 자존심과 기를 수직적인 관계에서 부모가 꺾어야 한다. 만약 부모가 규제할 때 이에 아이가 순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이의 자존심과 고집만 추켜세울 뿐이다.
이런 사실은 필자가 자존감을 키우는 양육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깨달았다.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줌과 동시에 아이 앞에서 내 스스로의 권위를 찾는다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하지만 아이가 부모에게 순종하도록 키우거나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하도록 키우는 것 중에 한 가지만 실천하라고 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현대의 부모들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든다.
글|최유경 원장(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샘소아 청소년과의원 원장) 에디터|EK(주)_월간유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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